Facebook은 왜 계속 욕을 먹는가?
오늘은 10월 첫째 주 가장 문제가 페이스북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페이스북은 미국 시간으로 10월 4일 페이스북 및 자매 서비스(인스타그램, 왓츠앱 등)가 다운되었습니다. 정전으로 인한 문제였습니다. 6시간 이후 시스템이 복구되면서 문제가 해결되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정전 이후 찾아왔습니다. 페이스북은 내부고발자 Frances Haugen으로 인해 내부의 정보 은폐를 유출했습니다. 유출 내용에는 페이스북이 십대 사용자 감소 정보를 숨겼다는 것이죠. 이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2년 이내에 페이스북의 사용자가 45%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야기하는 등 심각한 내용입니다. 꾸준하게 논란이 되고 있는 거짓 정보 확산, 혐오 조장에 이어서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10대들의 1/3이 우울감을 느낀다는 내부 조사까지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습니다. 저번주 정전 문제와 함께 현 시점까지 페이스북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사안들을 정리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전이 해소한 독점 논란?
최근까지 페이스북을 괴롭혔던 가장 큰 문제는 독점 금지법입니다. 미국 의회에서도 페이스북을 가장 강력하게 공격하던 이유 역시 독점 금지법이었죠.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이번 정전으로 인해 독점논란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습니다. 만약 페이스북이 모든 SNS 생태계를 독점하고 있다는 의회의 주장이 맞다면 이번 시스템 다운은 대혼란을 야기 했어야 합니다. 물론 혼란은 야기되었습니다. 그러나 유저들은 매우 침착하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대신 틱톡과 트위터를 즐겼으며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메신저인 왓츠앱 대신 텔레그램을 이용했죠. 이런 현상은 페이스북의 독점력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현실을 보여줬습니다. 그만큼 페이스북의 힘이 약화된 것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독점금지법에 제약을 받기에는 근거거 부족함을 보여줬죠.
끊임없이 추락하는 이미지
그럼에도 문제는 넘쳐납니다. 페이스북에서 10대 유저들이 이탈하는 것 외에도 기업의 이미지는 지난 5년간 꾸준히 추락했습니다. 특히 이번 폭로를 통해 젊은 유저들의 이탈이 수면위로 올라왔죠. 이는 커뮤니티를 중시하는 SNS 특성상 추가적인 젊은 층 이탈을 야기할 가능성이 큽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이것은 2가지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페이스북 내부 젊고 진보적인 직원들의 이탈을 막고 마찬가지로 새로운 유입도 막는다는 것이죠. 혁신과 젊음의 상징이었던 기업의 이미지가 순식간에 부패하고 탐욕적이며 노쇠한 이미지로 변하고 있는 건 인재확보에 큰 문제입니다. 또 다른 문제로는 향후 메타버스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개인정보 유출, 빅데이터를 이용한 돈벌이로 평판이 더렵혀진 페이스북입니다. 그들이 구축한 매타버스에 그 누가 들어가고 싶을까요?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이 마치 담배 회사 필립 모리스가 핼스케어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며 비판했죠.
첫 번째 폭로와 벌금
2018년 페이스북은 첫번째 내부 고발자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아마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고발자는 페이스북이 본인들의 데이터를 정치적으로 이용 가능하도록 허가해 줬었죠. 이 정보는 케임브리지 에널리티카라는 조사 업체를 통해 트럼프 선거 캠프에서 이용되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페이스북은 50억 달러라는 테크 기업 최대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벌금 부과 이후 이렇다할 제재 없이 운영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 가짜 정보와 혐오 조장 문제가 불거졌고, 이제 두 번째 폭로자가 나타난 겁니다.
두번째 폭로자의 등장
물론 언론에선 이번이라고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의견도 보입니다. 의회는 2018년처럼 그닥 준비되어 보이지 않죠. 또한 단순히 아동 보호 뿐 아니라 SNS 이용에 대한 광범위한 재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은 현재 1998년 발의된 ‘아동 청소년 보호를 위한 법률’을 따르고 있는데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특히 13세 이하의 아동, 청소년에게만 보호 의무가 있다는 조건은 너무 제한적입니다. 미국의 소비자 단체는 13세를 청소년 전반으로 확대하고 마케팅, 이용, 디자인 등 다방면에서 제약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개정에 대해서 초당적인 합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죠.
그러나 분위기는 분명 변했다
분명한건 2018년과 2021년 페이스북을 대하는 여론은 분명 더 공격적으로 바뀌었죠. 그간 흑인 혐오, 미국 대선, 아시아 혐오, 미국 국회 난입, 여성 혐오 등등 사회적으로 가짜 정보와 정치적 양극화, 혐오 조장에 SNS가 큰 영향을 미치고 이젠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조사가 나왔으니까요. 또한 두 번째 폭로자의 등장으로 인해 이제 테크 기업은 내부 폭로자가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인 이슈로서 대응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벌금을 부과해 묻어버리는 수준이 아니라 문제가 될 사안들을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함을 느꼈을 겁니다. 그러나 그 대응이 어떻게 나올지는 꾸준히 지켜봐야 합니다. 이코노미스트의 경우 폭로자가 주기적으로 등장한다면 기업 내부에서 정보를 더 폐쇄적으로 관리하고 문제를 숨기려는 태도가 생길 수 있다며 걱정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모든 것은 이번 폭로로 인한 처벌과 규제 그리고 페이스북의 대응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겠죠.